당산의 코인노래방들을 돌아보면 꼭 한두 군데는 마이크 소리가 먹먹하거나 잡음이 섞여 있다. 요즘 세대들은 그저 노래를 부를 공간이 있다는 사실에만 만족하는 모양인데, 그건 노래를 즐기는 게 아니라 그저 소리를 지르는 노동일 뿐이다. 마이크는 가수의 의도를 전달하는 첫 번째 도구다. 성능이 나쁜 마이크를 쥐고 아무리 목청을 높여봐야 결과물은 조악한 소음일 뿐이다. 이제는 마이크의 음압을 조절하는 법도 잊은 것인지, 그저 마이크를 입에 박아넣고 소리를 찢어버리는 행태를 보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먼저 기기의 상태를 확인하려면 반주기 설정에서 마이크 볼륨을 조절하기 전에 반드시 에코를 0으로 맞추고 생목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당산의 많은 업소들이 에코를 과하게 걸어 마이크의 잡음을 감추려는 꼼수를 부리곤 한다. 에코가 없어도 소리가 깔끔하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 마이크는 교체 시기가 한참 지난 것이다. 소리가 뭉개지는 현상은 진동판에 습기가 차거나 헤드 내부에 먼지가 가득 찼다는 증거다. 관리가 안 된 마이크로 노래를 부르는 건 오염된 물을 마시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마이크를 다루는 태도 역시 낙제점이다. 노래가 끝나면 마이크를 아무렇게나 던져두는 버릇은 업주를 탓하기 전에 이용자의 수준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마이크 헤드에 씌워진 커버를 제대로 펴지 않거나 찢어진 채로 방치하는 무심함이 기기를 망가뜨린다. 내가 활동하던 시절에는 마이크를 다루는 방식 하나가 그 사람의 노래 실력과 비례했다. 제대로 된 소리를 원한다면 최소한 내가 마이크를 어떻게 쥐고 있는지, 소리가 나오는 망 부분을 손바닥으로 감싸 쥐어 하울링을 유발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당산의 코인노래방들을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하자면, 시설의 화려함보다는 기계의 청결도와 마이크의 응답 속도가 우선이다. 아무리 인테리어가 번지르르해도 노래를 부를 때마다 거슬리는 찢어지는 고음역대 소리는 노래방의 본질을 훼손한다. 사장들이 기기 점검을 뒷전으로 미루는 건 그만큼 장사가 쉽다는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기가 좋지 않으면 손님이라도 까다롭게 굴어야 업주들도 움직인다. 어차피 다 똑같은 노래방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의 목소리를 담는 그릇이 깨져 있는지 확인하는 것부터가 노래의 시작이다.